파리가 휘날리는 깡촌 구멍가게를 지키고 있던 하은에게 요술램프 지니 같은 남자가 나타났다. “제가 모하은 씨에게 권하는 건 취집입니다. 연봉은 3억, 숙식 제공 및 사모님이 되시면 품위 유지비까지 지급됩니다.” 요술램프에서 나오는 양탄자는 아니지만 근사한 세단을 타고 결혼 계약한 남편의 집으로 향했다. 늙은 남자일까? 대머리일까? 추남일까? 성격이 괴팍할까? 돈의 유혹 때문에 사인은 했지만 두려웠다. 저택 문이 열리고 보이는 사람은 칼날이었다. 여고 시절 공포의 대상이었던 국어 선생님, 베스트셀러 작가 기승현. “선생님, 계약금 1억 드릴게요. 다시 보내 주세요. 네?” 아무리 돈이 좋아도 칼날과 사는 건 수명을 단축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 모하은. 결혼 계약을 파기할 방법만 궁리하며 기승현에게 맞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