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작가의 영애께선 천한 기사를 남편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건가?” 복수를 위해 오랜 시간 칼을 갈아온 전쟁영웅 파렐. 이름도 없는 소년이었던 그를 그녀는 기억하지 못했다. 그녀를 동정해서도, 연민을 느껴서도 안 된다. 단순한 복수 상대로, 죽음보다 더한 고통만 주면 된다. 그렇게 생각했건만… 오랜 그리움과 연정이 그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이런 남자가, 남편이라니…. 왜 하필이면 이런 남자의 부인이 된 걸까.’ 이름뿐인 백작가의 영애 엘린 카리스. 몰락한 집안에서 살아남은 죄인이 되었다. 의사와는 상관없이 파렐 정략 결혼을 하고 그를 남편으로 맞았다. 이보다 더한 지옥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에게 안길수록, 잊었던 추억과 비정한 정략의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