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대체 누구니?” 친구라고 부르는 남자. 그녀는 흐느낌에 젖어서 그를 바라보았다. 아비규환 같은 혼란 속에서 김진헌이라는 사내는 여전히 칼 같은 이성을 지키고 있었다. 서윤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부정했다. 그는 그녀가 알던 남자가 아니라고, 아니 원래부터 모르는 남자였다고 생각했다. “이딴 걸로 내가 상처 입을 것 같아? 더 던져. 그 악다구니 풀릴 때까지.” 한때는 다정했던 친구가 냉담하게 말했다. “그리고 같이 떨어져. 지옥으로.” 그는 그녀에게서 멀어지며 냉소했었다. 그녀는 형의 여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