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이 가까워지는 것만으로도 불결하게 느껴지던 저 여자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나마 키스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는 이유로 강행하긴 했지만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항상 상대가 더럽다고 생각했지, 자신이 더럽다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 그였다. 그런데 막상 유주에게 그 말을 듣고 보니 자존심이 상했다. 그 정도뿐이었다면 욕이라도 퍼붓고 잊어버렸을 테지만, 더 참을 수 없는 건 유주의 달달한 입술이 다시 갖고 싶어진다는 거였다. “한유주…….” 유주의 이름을 읊조리는 그의 입가가 미세하게 올라가 있었다. 반면 그의 검은 눈동자는 더욱 묵직하게 가라앉았다. “역시 널 가지고 노는 편이 재미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