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눈빛이 마주친 순간 여운의 내면으로 기묘한 돌풍이 불어닥쳤다. 또다시 관통하는 이 뜨끔한 통증은 대체 뭐란 말인가. 여운은 저도 모르게 제 손을 가슴 언저리에 갖다 대었다. 마치, 마치 누군가 자신의 심장을 움켜쥔 듯 짜르르 저렸고 아파왔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렇게 차갑고 또 뜨거운 눈빛을 가진 사람, 단언컨대 처음이라고. -선여운 어찌할 바를 몰라 흔들리는 그녀의 맑은 눈을 들여다보며 그는 생각했다. 이 여자가 더 아팠으면. 그래서 자신을 오래도록 절대적인 눈빛으로 바라봐주었으면. 기묘한 욕망이 가슴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추돌사고의 후유증인가? 욱헌이 자조하는 동안에도 그녀의 호소 어린 입술은 예쁘게 오물거리고 있었다. -남욱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