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국에는 고귀한 천인의 몸으로 태어났으나 천대받는 여인이었고 신력을 타고났으나 제 몸을 지키는 것 외에는 힘을 전혀 쓸 수 없는 기상천외한 존재가 살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이영월. 환국의 하나뿐인 적장자이고 천인이었으나 가르쳐주는 것 하나 없었고 온전히 도움만 받을 수 있도록 가둬두고 키워지던 가축과도 같은 공주. 그 때 단비처럼 그가 나타났다.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언제나 곁을 지켜주던 이상한 사람. 온 몸은 독으로 녹아내려 볼품없었지만 상관없었다. 적국의 왕자라 해도 개의치 않았다. 힘이 없는 여인이라서, 네가 적국의 왕자이고 대살무관(巫官)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 사이가 갈라져야 한다면 기꺼이 목숨까지 내걸고서라도 높은 자리에 설 것이다. 그를 가질 수 만 있다면 모든 방해물은 제거할 것이다. 나에겐 오로지 너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