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의력 339년. 갓 20세가 된 타일그란드는 다른 87명의 황제 후보를 제치고 대륙 북쪽 산맥 너머의 거대 제국, 은의 황제 자리에 오른다. “최고가 됐으면 큰물에서 놀아 봐야죠.” 타일그란드는 바닥에 누워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힘차게 주먹을 쥐며 패기 있게 외쳤다. “대륙을 전부 뒤져 내 취향 미남을 찾을 거예요! 겸사겸사 대륙 통일 좀 하고!” 그로부터 8년 후, 은의 제국이 일으킨 통일 전쟁의 불꽃이 마침내 대륙 최남단의 약소국 베르트에 닿는다. 베르트의 왕 킬리언은 이길 수 없는 제국과의 전쟁에 회의를 느끼던 도중, 한 아름다운 은발 여인에게 첫눈에 반하고 마는데……. “서약을 어길 순 없소!” “왜?” “안 서게…… 된단 말이오.” 수호신의 서약을 따라 혼전 순결을 지켜야 하는 22세 동정왕 킬리언과, 그를 노리는 28세 황제 타일그란드의 왕초보 연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