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꽃은 홈런이라 했던가? 담장을 향해 시원하게 뻗어가는 공을 지그시 바라보며 유유히 그라운드를 도는 거포들,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며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일명 파워피처, 사람들은 그들을 향해 열광한다. 하지만 난 똑딱이다. 짧은 안타와 빠른 발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평범한 야구선수의 분투기.길게는 싫었다. 누군가를 내 옆에 이렇게 오래도록 두는 것. 주식 종목으로도 찾아본 적 없다. 그런데 저 여자, 한서인. 아무래도 장기보유 종목을 찾은 것 같다. 나는 이렇게 너라는 종목의 등락폭을 차트로 그려본다. 서서히 오름 곡선, 그리고 연일 고가. 이게 내 마음, 너는 모르는. “……한서인. 내게로 와. 내가 너의 서킷 브레이커가 돼줄 테니.” *서킷 브레이커 : 코스피 또는 코스닥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10%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면 모든 주식 거래를 20분간 정지하는 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