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을 꿈꾸었을 뿐인데, 선재는 결혼과 함께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다. 딸아이와 단둘이 차디찬 세상으로 내던져졌다. “넌 혼자가 아냐.” 지옥 같은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 집. 낯설고 불편해하는 선재를 위로해 준 건 그녀보다 더한 괴로움과 외로움을 감내해 온 그, 은강현의 한마디였다. “오빤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착하네…….” 그에게 가족보다 더 위로받고 의지해 오길 몇 년. 강현의 배려를 알아채기도 전에 그는 언제나 한발 앞서 그녀를 보듬어 주었다. 단단하고 따뜻한 그의 손. 지친 마음에 마법이라도 부린 걸까. 움츠러든 그녀의 심장에 잔잔한 울림이 번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