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사랑은 봄비처럼 젖어들었다. 이상한 첫 만남, 그리고 결혼. 그는 그녀에게 신뢰할 수 있는, 오직 한 사람인 동시에 남편이며 검사였다. 보지 않으려 했지만 눈이 향했고, 다가서지 않으려 했지만 발걸음이 움직였고, 안기고 싶은 동시에 안기고 싶지 않은 남자였다. 이 마음의 깊이는 어디까지일까? 야트막할 줄 알았는데 끝도 없이 깊다. 돌을 던져도 바닥에 닿지 않을 만큼의 깊이다. 어쩌면 난 처음에 너를 봤을 때부터 사랑에 빠진 건지도 모르겠다. 그 두려움 없는, 담대한 눈빛을 마주한 순간부터. 그녀가 그를 생각하는 동안 그도 그녀를 생각했다. 혜나가 태윤을, 태윤이 혜나를. 마주 보게 되는 사랑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