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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 유재희 웹소설 전체 이용가 총 35화 3화 무료 32화 유료 (정가/판매가 화당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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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그녀에게 화요일은 상사이자 도피처인 태경과 함께하는 유일한 날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오로지 서로만이 존재하는 비밀스러운 시간. 마음껏 그의 몸을 탐하고 몸을 내맡기는 시간들 속에서, 그가 속삭였다. “감정이 생겨.” 결코 말할 수 없는 금기를. [작가 소개] 유재희 Time flies. ▶ 출간작 「루머」 「짙은 갈증」 「짙은 중독」 「짙은 새벽」 「본색」 「늑대의 요람」 [본문 중에서] “저번하고 같은 거예요.” “저번?” “사람 한번 만나 보라는 거죠. 하도 그러셔서 한 번 나갔었는데, 또 그러시네요. 생각 없다고 말했는데, 사람이 없는 건지… 어떤 건지.” 휴대 전화를 식탁에 두고 앉는 그녀에게 태경의 시선이 멈췄다. 머그잔에 입가가 가려져 드물게 드러난 그의 표정이 희진에겐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태연함에 태경의 눈이 가늘어졌다. 머그잔이 아래로 내려갔다.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돌아온 그의 입술이 말했다. “나갔다는 말로 들리는데.” “멋대로 자리까지 마련해서 상대한테 상황 설명이라도 하려고요.” “못 들었어.” 못나게 삐져나온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고 일어서려던 희진의 몸이 멈췄다.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말할 이유가, 있나요?” 당연한 질문이었다. “그럴 리가.” “…그렇죠?” 약간 놀랐던 희진이 살짝 안도했다. 혹시 실수를 했나 싶어서였다. 그녀의 상식으로 그들이 이런 이야기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 그들은 파트너다. 같은 회사의 상사와 부하이자 같은 부서의 팀원. 그리고 우연히 같은 대학의 같은 동아리를 나왔던, 그 인연으로 벌써 1년이나 서로의 외로운 몸을 채워 주는 파트너. 희진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잠깐 오해해서 놀랐어요. 괜히….” “오해는 아니야.” 짧게 말한 그가 커피를 마셨다. “네?” 희진의 눈이 커졌다. 태경은 완전히 비워 낸 머그잔을 내리고 길게 숨을 내쉬었다. 마음 정리라도 하는 사람처럼 깊이 숨을 뱉은 그는 죄 없는 머그잔을 톡 건드렸다. “굳이 말할 것도 없고 말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는데.” “…팀장님?” “심술이야. 그냥, 작은 심술.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 희진의 미간이 좁아졌다. 그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잘….” “유희진 씨.” 말이 끝나기도 전에 태경이 그녀를 불렀다. 그녀는 괜히 허리를 곧게 세우며 대답했다. “네, 팀장님.” “감정이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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