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참 예쁘게도 자고 있었다. 잠자는 숲속의 왕자쯤으로. 근육으로 뭉친 단단한 그의 가슴팍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영주는 이불을 슬쩍 들어 제 몸을 살폈다. 아, 깨기 전에 얼른 옷 입고 가야 할 것 같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와의 잠자리는 생애 최고였다. 황홀하기까지 했다. 안 밝힌다고 큰 소리쳤는데 정말 그렇게 좋을 줄은 몰랐다. 그래서 한 적도, 본 적도 없는 이상한 소리를 참 많이도 냈다. “잘 잤어?” 그가 눈을 비비며 말했다. 마치 부부 사이라도 되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그러고는 그것보다 더 자연스럽게 그녀를 품으로 끌어당기며 물었다. “배고프다.” 너무나 일상적인 말이 오히려 당황스럽다. 이 남자 선수인가. “나영주.” “…….” “영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