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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산책 물빛 웹소설 전체 이용가 총 14화 14화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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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립니다. 아이들과 남편은 캠핑을 떠났습니다. 깨끗하게 정리된 집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로, 살풀이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랑, 슬픔, 행복, 기쁨...이 풍경처럼 저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만들지 않으면 아파오는 기억이 있습니다. 그 추억이 글이 되어야만 제가 살 것 같았습니다. 저의 이야기이자, 누군가의 이야기일지도 모르는, 또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삶을 토닥거려주고 싶었습니다. #0-1 이렇게 편지를 보내면 너에게 가는 거겠지. 빈에 잘 도착했어요. 10년 전, 빈의 여름은 무척이나 더웠었어요. 폭염이었고 저는 종종 주저앉았었지요. 아마 알트 앤 뉴 레코드 샵을 찾아 걸어가던 길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오늘은 슈테판 성당 쪽으로 가다가 스카프를 하나 샀어요. 불어오는 바람에 추위를 느꼈고, 저는 따뜻하고 싶었어요. 스카프를 두르면서, 뭐 때문인지... 카페 산토리니에서 마셨던 커피가 떠올랐어요. 그 날의 나는 긴장과 피로와 무릎의 통증으로 커피 한 잔이 절실했지요. 그런 나에게 커피를 건네 준 사람이 이현씨라는 사실을, 그걸 그냥 가벼운 일상으로 여기기에는 뭔가 복잡했던 내 마음을, 별 거 아닌 이야기지만 지금에서야 고백해요. 그날의 커피 한잔이 지금 나를 여기 빈에 있게 했으니까요. 머릿속이 텅 빈 것 같아요. 오늘은 일찍 자야겠어요. 걱정할까봐 메일 보내요. 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