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는 글을 몰랐으므로 그저 누렇게 물든 종이에 가득 채워진 검은 선들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계속해서 바라보고 또 바라보기를 수십 분. 반복되는 음절의 구조가 자신이 항상 듣던 찬양문의 것과 비슷하다는 걸 눈치채기까지 2시간. 외운 찬양문과 300쪽이 넘는 책의 글을 비교하여 글을 읽기까지 하루하고 반나절. 글을 통째로 외워 결국 쓰기까지 또 하루. 에르는 3일만에 리페어를 완벽하게 쓰고 읽을 수 있게 되었으며, 수이네가 멸망하고 200년만에 나온 천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