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기는 것은 낯설지 않았다. 자신이 갖고 있던 것, 갖고 싶던 것, 본래부터 제게 주어진 것들은 모두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갔고, 남은 것이라고는 보잘것 없는 제 자신 뿐이었다. 그런데, 제 손에 자꾸 무언가를 쥐어주려는 사람이 나타났다. "네가 갖고 있어주면 좋겠어." "네가 좋아할 것 같아서 준비했는데, 싫어?" 쥐어주고, 또 쥐어주며 절대 놓지 말라 당부하는 그 남자. 결국 그도 제 것이 아니게 될 것인데, 왜 자꾸 욕심이 나게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