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잡아먹어요?” “네?” “뭘 그렇게 꼬박꼬박 거리를 둬. 같이 호텔도 갈 사이에.” 노크도 없이 문을 벌컥 열어 벗은 몸을 훑어볼 땐 언제고 며칠 내내 한채원은 눈길이라도 닿을까 봐 피하기 바빴다. 어떻게든 시선을 끌지 않으려고 사뿐거리며 발소리를 죽였다. 오히려 그런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제 시선을 더욱 잡아끄는 것도 모르고. 그래서였을까. 보면 볼수록 자꾸만 더 끌렸다. 해맑게 웃는 모습도 예쁘고 코끝을 스치는 은은한 향기도 좋았다. 툭하면 붉게 달아오르던 두 뺨도 그랬다. 그저 옆에 두고 달아오른 열기를 식힐 셈이었다면 지금이라도 침대에 눕힐 수 있을 테지만, 고작 그런 욕구 따위를 품은 게 아니었다. 가볍게 밤을 탐하고 싶지는 않았다. 꼭꼭 걸어 잠근 문을 열고 그녀가 다가오길 천천히 기다렸다. 마침내 그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디뎌 그녀가 왔다. - 도진헌! 너 정말 그 아일 다시 만날 생각인 건 아닌 거지? 다시라니. 나는 애초에 그녀를 놓은 적이 없었다. “왜 아닐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아주 잠깐 바람을 쐬고 오도록 그냥 둔 것뿐이었다. “어머니도 아시잖아요. 몇 번이고 내다 버렸던 애착 인형을 어떻게든 다시 꺼내 와서 끌어안고 잤던 아들이라는 걸.” 누구보다 제 아들의 성격을 잘 아는 그녀는 숨마저 꾹 참고 있는 듯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러니까, 한채원에게 손 하나 까딱하지 마세요.” 비릿한 냉소를 담아 진헌이 수화기 너머로 싸늘한 목소리를 건넸다. “연락하거나 찾아가시는 날엔 나도 더는 가만히 안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