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상처로 세상을 관조할 수밖에 없었던 여자 류란. 오직 바이올린만이 세상의 전부였던 남자, 박태인. 그는 따뜻하고, 밝고 충분히 좋은 사람이었다. 단단하게 채운 마음을 열게 만든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게 두려웠다. 이 남자를…… 사랑해도 될까. “미안한데. 난 너한테 타인으로 머물고 싶은 생각 추호도 없어.” 왜 그는 자신의 곁에 머무르고 싶다고 말하고 있는 것일까? “박태인 씨 충분히 좋은 사람이에요. 그쪽이 좋은 사람이긴 한데 난 그쪽이 잘 보이지가 않아요.” “이해를 못하겠는데…….” “날 대할 때 진심인 건 알겠어요. 그런데 날 알려고 하긴 하는데 자신에 대해선 알려주지 않아요. 난 꼭두각시가 된 느낌이랄까? 내가 그랬죠? 달은 내 태양이라고. 그런데 난 박태인 씨가 태양처럼 느껴져요.” “류란, 미안한데 그렇게 어렵게 말을 하면 내가 알아들을 수가…….” “나 같은 여자가 좋아하는 거 별로잖아요.” “너 지금…….” “박태인 씨가 좋아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