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사랑을 받던 최초의 성녀, 에스텔라. 짐승들에게 준 사랑으로 인하여, 신에게 저주받았다. “에스텔라. 나의 낙원으로 돌아오라. 저 천한 것들은 잊고, 나만을 바라보던 그때로.” “저는 돌아가지 않아요. 당신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에요! 그저 억압이고 집착일 뿐입니다…!” 신을 거부한 대가는 참혹했다. 낙원은 절대자의 분노로 인하여 불타 사라졌다. 에스텔라에게는 기억을 잃은 채, 영겁의 굴레 속에서 끊임없이 태어나고 죽어야 하는 형벌이 내려졌다. 감히 그녀를 탐한 짐승들에게는 가죽이 찢기고 심장이 뚫려도 결코 죽을 수 없는 불사의 저주가 내려졌다. 그렇게 그녀는 때로는 이름 없는 농부의 딸로, 때로는 병약한 귀족의 영애로 수천 번의 삶을 살고, 수천 번의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1만 년 후. “제발… 빨리 죽게 해주세요.” 신의 제물로 버려져 잔혹한 기도를 하는 아이의 앞에, 지독한 세월을 건너온 짐승들이 나타났다. “찾았구나….” 가장 비천한 제물이 되어 다시 만난 연인들. 이것은 신이 내린 저주를 끊어내기 위한, 세상에서 가장 긴 기다림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