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이 작품은 모성과 욕망, 그리고 배신이 만들어낸 비극적인 복수극이다. 사랑과 신뢰로 완성된 삶이 한순간에 무너질 때, 사람은 어디까지 변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아이를 지키지 못한 한 여자의 상실과 분노, 그리고 아이를 소유물로 삼은 또 다른 여자의 집착을 대비시키며 ‘모성’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인간의 가장 잔혹한 얼굴을 드러낸다. 겉으로는 사랑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여자와 여자 사이의 전쟁, 그리고 아이를 둘러싼 소유와 빼앗김의 서사가 존재한다. 복수는 정의가 될 수 있는가. 혹은 또 다른 파멸일 뿐인가. 이 작품은 선과 악이 명확히 나뉘지 않는 세계에서 각자의 선택이 어떤 대가를 낳는지를 끝까지 따라간다. 줄거리 패션 디자인 총괄팀장인 그녀는 ‘동대문 완판 여신’으로 불리는 열혈 디자이너다. 세상물정 모르는 어머니와 지적장애가 있는 동생을 책임지며 누구보다 단단하게 삶을 살아왔다. 동대문의 전설로 불리던 아버지를 존경하며 디자이너의 꿈을 키웠고, 친구들에게는 언제나 아낌없이 내어주는 위안과 쉼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사랑하는 남자와의 결혼을 앞두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가족과 누구보다 축복해주는 친구들 속에서 그녀는 세상이 완벽하다고 믿었다. 그리고 축복처럼 찾아온 아이까지. 그날까지는 모든 것이 완벽했다. 하지만 신부 파티의 밤, 그녀는 가장 믿었던 절친의 음모에 휘말려 죽음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의문의 사고 이후, 그녀는 모든 기억을 잃은 채 만신창이 몸으로 살아남는다. 망각의 시간 끝에서 조각난 기억이 하나씩 되살아나고, 그녀는 친구들의 소름 끼치는 배신과 자신에게 벌어진 끔찍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아이를 낳았지만 한 번도 안아보지 못한 채 빼앗긴 내 아이. 사랑했던 남자. 그리고 송두리째 무너진 삶. 그녀는 더 이상 과거의 따뜻했던 여자가 아니다. 5년 후. 그녀는 홍콩의 거물 투자자의 딸이라는 새로운 신분으로 완전히 다른 얼굴을 하고 돌아온다. 복수와 파멸의 여신이 되어. 한편, 초특급 황금수저이자 영화배우인 그녀는 소유욕과 집착의 끝에 서 있는 여자다. 재벌가 외동딸로 태어나 세상 모든 것을 마음대로 가져온 인생. 첩의 딸이라는 태생적 한계조차 안하무인으로 짓밟으며 살아왔다. 갖고 싶은 것은 반드시 가져야 했고, 그 욕망 앞에 윤리와 죄책감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탐냈다. 절친의 남자. 아니,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자신의 남자라고 믿고 싶었던 그 사람을. 두 사람의 결혼이 눈앞으로 다가오자 질투는 걷잡을 수 없는 광기로 변한다. 그리고 결국, 하늘도 두려워하지 않는 선택을 저지른다. 결혼식이 끝난 뒤, 신혼여행길에서 발생한 의문의 교통사고. 신랑은 병원으로 실려 가고, 임신한 신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1년 후. 그녀는 아기를 안고 그 남자의 집 앞에 나타난다. “제가 오빠 아기를 낳았어요.” 그것은 치밀하게 꾸며진 거짓말이었다. 진짜 아이의 엄마는 절벽 아래로 던져진 채 죽음과 망각 속에 버려졌다. 그리고 지금, 모든 진실을 되찾은 여자가 아이를 되찾기 위해, 그리고 모든 것을 빼앗은 악녀를 무너뜨리기 위해 돌아온다. 사랑이 전쟁으로 변하는 순간, 이 이야기는 진짜 악녀가 누구인지 끝까지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