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사랑과 성공의 기로에서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주인공은 누구보다 처절하게 살아남아야 했고, 누구보다 절실하게 사랑을 붙잡았지만 결국 사랑을 버리고 성공을 택한 인물이다. 그의 선택은 옳았을까. 아니면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의 씨앗이었을까. 이 작품은 계급, 상처, 욕망, 그리고 선택의 대가를 정면으로 마주한다. 가난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불우한 과거를 지우기 위해, 그는 ‘사랑’을 버렸다. 하지만 사랑을 버린 그 순간부터, 그의 삶은 굴러가기 시작한 작은 눈덩이처럼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커져간다. 독자는 주인공이 내린 선택이 가져오는 파동을 따라가며 사랑보다 더 강한 것, 그리고 더 잔혹한 것이 무엇인지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줄거리 타고난 불우한 환경. 어릴 적 엄마에게 버려지고, 외삼촌 집에서는 날마다 육체적·정신적 학대를 견뎌야 했다. 그의 가슴에는 늘 칼날 같은 분노가 자리했다.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 공부뿐이었다. 살아남기 위해, 벗어나기 위해, 이를 악물고 책만 파고들었다. 중·고등학교 내내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수석을 지켰다. 어두웠던 사춘기에, 유독 환하게 웃던 여자아이를 만났다. 오지랖 넓고 따뜻한 그녀는 그가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도록 잡아주는 빛이었다. 그녀의 응원과 뒷바라지 속에서 그는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그리고 마침내 재벌가 그룹의 경영전략실에 ‘수석’이라는 타이틀로 입사했다. 천운처럼 찾아온 미국 유학의 기회. 그곳에서 그는 재벌가의 손녀딸과 연인이 되었다. 화려한 세계, 고급스러운 일상, 힘 있는 사람들의 공간 속에서 그는 처음으로 ‘과거’를 잊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화려함은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잔혹한 질문을 던졌다. “너는 어디에서 왔지?” 개천에서 온 과거가, 아무리 도망쳐도 따라붙는 그림자처럼 발목을 잡았다. 그는 결국 17년을 함께한 여자, 자신을 만들어 준 첫사랑을 버렸다. 그리고 재벌가 손녀딸의 손을 잡았다. 사랑을 버린 날, 그의 운명은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 선택이 기회일지, 파멸일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