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동안 나를 개로 부린 너를 무턱대고 떠났다. 태어날 때부터 망가진 인생, 네 개로 산다고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았는데 나도 사람이라고 네가 저지른 '그 짓'은 용서가 안 됐으니까. 그런데 7년이 지나 내 발로 너를 찾아갔다. 그리고 다시 개로 삼아 달라고 빌었다. 이유는 딱 하나. 죽을 만큼 싫지만, 죽을 만큼 싫어서. 네가 한 건 ‘그 짓’뿐만이 아니었으니까. 내가 생각한 것보다 넌 더 이기적이고, 그래서 내 인생을 더 엉망진창으로 만들었으니까. 너를 저주했다. 네가 나보다 더 불행해지길 바랐다. 내가 네 앞에 다시 무릎을 꿇은 건 오로지 그런 마음이었다. 그런데... 네가 나를 미워했다. 싹싹 빌어도 모자랄 판에. 주제도 모르고. “...복수하러 왔어.” "분이 안 풀려서, 복수하러 온 거라고." 결국 나는 저주하듯 실언해 버렸고, "그렇게 해." "기꺼이 무너져줄 테니까." 넌 내 말을 제안처럼 흔쾌히 수락했다. "대신, 내가 무너질 때까지 내 개로 살아." 터무니없는 조건까지 달면서. 작가 이메일 : ujin992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