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원했지만 죽는 순간까지 사랑받지 못하고 끝나버린 첫 번째 삶. 씁쓸하게 죽으면서 바랐다. 이럴 바엔 차라리 태어나지 않길. 하지만 다시 눈을 떴다. “형! 막내가 눈을 떴어!” “어디!” 날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스럽다. “막스! 데미안!” “누, 누님!” “막내를 깨우면 안 된다고 했잖니.” “이미 깨어났는데.” “어디!” 파란 머리칼을 가진 쌍둥이 남자애들이 옆으로 비키자 이번엔 분홍 머리칼을 가진 소녀가 얼굴을 내밀었다. “사랑스러워!” “스칼렛 누님이 더 시끄러워.” “맞아.” “뭐라고?” 스칼렛이란 소녀가 눈을 부라리자 쌍둥이 소년들은 몸을 떨다 도망친다. “사랑스러운 막내야. 언니가 시끄러운 오라버니들을 쫓아냈으니 곤히 자렴. 어쩜~ 이렇게 사랑스럽니.” 사랑스럽다라.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말이었다. “올리비아, 사랑스러운 우리 딸.” 사랑 넘치는 부모와 형제. 두 번째 삶은 사랑받는 막내가 되었다. 20년 후, 성년식을 치르는 날. 나는 마주하게 되었다. 내 첫 번째 삶의 가족들과 그리고 약혼자를. 보여주고 싶어졌다.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사는 나를. hyewonyeon3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