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메뉴 건너뛰고 본문으로 가기
표지 이미지
알림 버튼 트위터
셀렉트 완결
봄의 절정 7월의로로 웹소설 15세 이용가 총 124화 4화 무료 120화 유료
조회수 31,518 7 댓글 2

“우리가 하는 게 연애는 아니니, 미리 합의를 좀 합시다.” 아이를 빨리 낳자 말하던 서도혁은 단정하고 깔끔했다. 결혼이 아니라 계약을 하러 온 사람처럼. 그는 남편이라기보다 정중한 타인 같아 보였다. “그래도, 쓰레기는 안 될게.” 어쩌면 그 말을 믿었던 것일까. 드문드문 이어지던 다정함에 조금씩 마음을 기대다 보니 그와의 밤 역시 다정할 줄 알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러기 쉽지 않은데. 민연주 씨 남자에 꽤 소질 있어요.” 그는 연주에게 지독한 수치심을 안겨 주었다. 온기쁨이었던 배 속의 아이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여전히. *** “안 하고 싶어요. 싫어요.” “늘.” “…….” “싫다면서.” 서도혁이 작게 웃었다. “결국 좋아하는 거 아니었나.” 연주가 고개를 저었다. “뭐든 반대로 말하는 여자이니.” “…….” “그 말을 어떻게 믿을까.” 연주는 있는 힘껏 그를 밀어냈다. 그리고 3개월간 내내 생각했던 말을 입 밖으로 뱉었다. "우리, 이혼해요. 다 끝났잖아요." 그런데 남자가 웃는다. "연주야" 겨우 그런 말이냐는 듯 "임신은 다시 하면 돼" 깔끔한 무시였다. *** 단 한순간이라도 내게 진심인 적이 있었을까? 장난감 취급 당하는 것도 모르고 바보 같이 다 내줘버린 마음이 끝내 길을 잃었다. 그러니 딱 한 번. 마지막으로 한 번만, 나도 당신을 기만하기로 한다. 나 역시 당신에게 상처를 안겨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