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것이 그 대감님의 여식이래요? 어려도 너무 어린데, 저거 죽으면 어찌한대요?” “신경 쓰지 말어. 대감이 간언이랍시고 임금님 앞에서 무자비하니, 폭군이니 그딴 말이나 해댔으니, 자식까지 유배될 만 했지. 어차피 왕이 죽지 않는 이상 여기서 못 나가. 어린 딸년만 불쌍하게 된 거지.” 유배지까지 이동하는 동안 아주 많은 말을 들었다. 영흥왕은 폐세자를 지지하거나 선왕의 이야기를 꺼내는 이들을 살려두지 않았다. 아버지도 그랬다. 삼대를 멸하려는 것을 개국 공신이었던 증조할아버지 덕에 겨우 목숨을 부지했다. 연좌로 유배된 초희의 삶의 변화를 가져온 것은 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