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의 작가가 죽은 걸 애석해하지는 않는다. 이 책은 자비 출판돼서 1천 권도 팔리지 않았다. 이미 잊혀진 책을 내가 읽는 이유는 실종된 여자 친구를 찾기 위한 단서가 이 소설 안에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 소설의 제목이 적힌 쪽지가 놓인 서랍 열쇠를 내게 맡긴 다음 날 사라졌다. <붉은 나선>은 실존 인물에 대한 인터뷰, 심리 분석, 자료 조사를 토대로 실제 사건을 소재로 최대한 객관적으로 쓴 논픽션 소설이다. 인터뷰의 대상이 소설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인물 중 한 사람이라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나는 이 소설을 읽고 찾아낸 인터뷰의 대상에게 여자 친구를 납치한 범인을 물어보고, 여자 친구를 구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