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그은 선, 일단은 넘지 않겠습니다." 남자라면 딱 질색인 유정에게 그는 완전히 결이 다른 남자였다. 타인의 삶에 지독히도 무관심하던 태성그룹 전무이사 김우현. "참견 좀 하겠습니다." 쏟아지는 폭우가 거짓말처럼 그친 뒤 느닷없이 나타난 여자는 사랑의 시작이었다. "죄송해요, 전무님. 나름 한다고 했는데." 미치도록 갖고 싶은 여자에게 고백을 거절 당한 뒤, 하룻밤의 연인 역할을 하던 날. "나조차도 깜빡 속아 넘어갈 정도로 잘했습니다." 모든 게 거짓임을 알고 있음에도 웃어주던 그 미소가 진짜인 것만 같아 가슴이 울렁였다. "당신을 지킬 수 있다면 난 뭐든 다 합니다." "전 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여자예요." "누가 그 가치를 정했습니까." "세상이요." 세상은 그녀의 진정한 가치를 오판했다. "당신의 가치는 내가 판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