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을 보낸 상사 채형이 그녀에게 청혼했다. “나랑 결혼합시다, 한 비서. 어차피 진심 따위 없는 결혼이라면 내가 낫지 않겠습니까?” 지슬은 이게 무슨 지독한 농담인가 싶어 되물었다.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한 비서가 신도원이랑 하려는 그 위장 결혼, 나랑 하자는 겁니다. 3년간의 계약 결혼으로.” “왜 그 결혼을 저랑 하자는 거예요? 상무님은 선택지가 많으시잖아요.” 지슬이 눈동자가 의아함과 기이한 설렘으로 아른거렸다. 채형이 오만한 미소를 머금은 채 그녀를 내려다보며 답했다. “자고 싶은 여자라서, 유능해서, 이혼이 깔끔할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