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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연극 은서아 웹소설 15세 이용가 총 20화 20화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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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숨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그녀는 누군가에게 짓밟히는 게 당연한 하찮은 존재였다. “내게 은혜를 갚는다고 했지? 이제야 갚을 때가 왔구나.” 그녀의 눈앞에 놓여있는 호텔 룸 키는 그녀가 앞으로 갚아야 할 목숨값이었다. “네가 강태준 대표와 결혼하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미 정해진 운명 같은 명령이 귓가에 박혀 들었다. 애초에 그녀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비극과도 같은 인생에 그녀의 의지로 이루어진 건 단 하나도 없었으므로. “윤서연 씨.” “말해봐요. 내가 왜 약혼녀의 동생으로 갈아타는 개새끼가 되어야 하는지.” “가진 게 없으니 지금 이 자리에서 몸이라도 줄 건가?” KW 그룹의 사생아. 그의 약혼녀인 윤서희의 시녀이자 발닦개 라는 오명을 가진 여자. 세상의 모든 걸 다 가진 것만 같은 축복으로 가득한 오만한 남자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버림받은 잿빛 폐허 같은 여자에게 물었다. 한 톨의 애정조차 찾아볼 수 없는 새까만 눈동자로 같잖게 결혼을 말하는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들끓었다. 그를 선택한 이유는 이 연극의 주인으로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오직 오랫동안 갈망하던 단 하나의 소원. 그 하나만을 위해서. “윤서연, 궁금하지 않아? 우리의 끝이 비극일지 희극일지.” 귓가에 속삭이는 남자의 열기가 뜨겁게 스며들었다. “나는 궁금한데, 우리의 끝이 어떨지. 어디 한번 끝까지 가보자고.” 완벽한 연극이라 생각했던 치밀하고도 빈틈없는 삶에 예상치 못한 균열이 생겼음을 인정해야 했다. 사랑.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를 그 빌어먹을 감정으로 인해. jyr848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