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나는 가문과 부모님 그리고 사랑을 잃었다. “이 아이는 이제 너의 것이다.” 데반의 승리를 자축하는 연회에서 황제는 그녀를 하사했다. 사랑했던 사람. 나의 약혼자이자, 증오하는 사내에게. “전쟁의 승리와 복수의 축배를 같이 들 수 있음에 기쁘지 않은가.” 데반은 그런 황제의 말에 아무런 반박도 대꾸도 하지 않았다. 싸늘하고 무정한 시선이 아델리나에게 닿았고, 그녀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제게 이 아이를 주신다는 것입니까.” * “…복수에 성공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아델리나의 말에 감겨있던 데반의 눈이 느릿하게 뜨였다. 나는 그를 무너뜨릴 것이다. 내 모든 것을 망쳐놓은 이 사랑을, 그와 함께 끝장낼 것이다. 그러나 이상했다. 그의 시선이 닿을 때마다, 왜 나는 아직도… 심장이 뛰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