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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급 가이드의 성녀 사기극 돌참치 웹소설 전체 이용가 총 4화 4화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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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조차 뜨지 않은 칠흑 같은 밤. 그러나 아벨의 창 앞에 달이 서 있었다. 백월의 빛으로 자아낸 순백의 머리카락과 녹월을 녹여 빚은 초록 눈동자. 아. 당신인가. 바람 일던 숲처럼 서글피 울부짖던 여자 아이. 기억 속 어린 얼굴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지만, 그래도 아벨은 그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스치듯 지나쳤음에도 어쩐지 오래도록 맴돌던 그 이름을 아벨은 조용히 되뇌어보았다. 아니스. 당신이었나. 온 삶을 다하여 기다려야만 했던 사람이. 아벨은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오래도록 준비했던 말을 해야 했다. 아름다운 장밋빛 눈동자를 접으며, 아벨은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가장 예쁘게 웃어보였다. 모쪼록 자신의 미소가 그녀의 마음에 들 수 있기를 바라며. “자, 이제….” 드디어, 아벨은 오랜 시간 간직했던 단 하나의 소망을 입술 위에 올렸다. “나를 죽여 줘.” dolchamch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