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해 줄게.” 죽은 줄 알았던 쓰레기 남편이, 살아 돌아와 말했다. 엘리엔은 정략결혼으로 공작가에 시집왔다. 그곳은 지옥이었다. 시어머니의 학대, 남편 루시안의 폭력, 그리고 끝없는 고립. 하루하루가 생지옥인 그곳에서 엘리엔이 간절히 바라던 건 단 하나, “루시안이 사라지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소원이 이루어졌다. 루시안 드 엘그레이브. 공작. 쓰레기. 악몽. 그가 낙마해서 죽었다. …그런데 왜 살아 돌아온 거지? 부활한 루시안은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해 있었다. 기억을 잃은 그는 예전과 전혀 다른 눈빛으로 엘리엔을 바라보고, 그녀에게 사과하며 “이혼해 주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 와서 달라진 태도 따위, 엘리엔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리고 마침내, 이혼 서류를 함께 써서 신전에 제출한 그 순간. 황제의 명으로, 서류가 반려되었다. 벗어나려 할수록, 어째서 더 깊이 얽히는 걸까. 이건 단순한 악연이 아니다. 엘리엔은 다시는 믿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루시안은, 끝없이 내게 다가온다. 이 혼란스러움이, 달갑지 않다. aowlr12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