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작가 '서유나'는 생계를 위해 자극적인 피폐 로맨스 판타지 소설 <검은 제국의 심장>을 연재했다. 악플에 시달리던 어느 날, 그녀는 자신이 쓴 소설 속에서 가장 비참하게 죽는 조연 악녀, '엘리아나 로렌하임'에게 빙의하고 만다. 엘리아나는 주인공들의 사랑을 방해하다가 최종 흑막인 대공 '제논 디 아크튜러스'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죽는 운명. 원작자인 그녀는 이 끔찍한 결말을 피하기 위해 조용히 영지를 떠나 숨어 살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대공 제논이 그녀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는 소설과 달리, 엘리아나의 정체를 처음부터 꿰뚫어 보고 있었다. "너,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니지." 제논은 사실, 제국의 멸망과 자신의 죽음을 수십 번이나 반복해 온 '회귀자'였다. 반복되는 비극 속에서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하려던 찰나, 이전 생과 전혀 다른 행동을 보이는 '변수', 엘리아나를 발견한다. 그녀야말로 이 지독한 회귀를 끝낼 유일한 열쇠임을 직감한 제논은 엘리아나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내 옆에서 미래를 바꾸는 장기말이 되어준다면,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을 주겠다." 그의 눈동자에서 비치는 것은 비틀린 소유욕과 처절한 갈망. 엘리아나는 그의 계략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지만, 제논은 그녀의 모든 퇴로를 차단하며 곁에 옭아맨다. 원작자로서의 지식을 이용해 그의 계략에 맞서는 엘리아나와, 그런 그녀를 더욱더 갈망하게 되는 제논. 서로를 속고 속이는 아슬아슬한 관계 속에서, 엘리아나는 자신이 창조한 비극이 제논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남겼는지 알게 되고, 제논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엘리아나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그녀에게 지독한 상처를 입히고 나서야 진정한 사랑과 후회를 깨닫게 되는데… 과연 엘리아나는 자신이 쓴 소설의 결말을 바꾸고, 가장 경멸했던 악역의 마지막 구원자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