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흘리고 다니는 스타일인가?” “네?” “잤습니까, 강 해준이랑?” 순간 준영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 “이 새끼 저 새끼, 그런 개새끼들이 멋대로 침대에 눕혀 놓는 저급한 상상이나 할 만큼 아무나 인가, 그쪽?”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부사장님.” “아니라는 증거는?” 준영이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난, 내 이미지만큼 나를 경호하는 요원의 이미지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니 아무 새끼 입에 오르내리지 말라고.” * 화가 치밀었다. 왜 이런 감정이 드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살면서 누군가에게 이토록 강한 관심을 보이거나 감정을 드러낸 적이 없었기에 타인의 일에 이토록 분노하는 자신이 낯설기만 했다. ‘하.’ 끌어 오르는 분노 뒤에, 입에서는 ‘피식’ 실소가 새 나왔다. 그래, 고작 한 달이다. 한 달 뒤면 없어질 쓸데없는 호기심. 냉정한 남자와 단단한 여자의 경계가 무너질 때, 그 사랑은 달콤한 중독이 된다. 차가운 운명 앞에 만난 두 사람. 처음엔 경계였고, 다음은 책임이었으며, 이제는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할 사랑이 되었다. 사랑 앞에서 모든 것을 건 두 사람.위험을 감싸 안은 로맨스의 끝은과연, 구원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