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도 잘 기억나지 않는 공포소설 속에서 눈을 떴다. 몰락한 남작 영애, 레이나로 빙의한 주영. ‘일단 죽지 않아야 해. 원작에선 첫 번째로 죽는 존재지만, 그렇게 될 순 없어.’ 소설 속 남자 주인공에게 죽임당하는 것을 기억하고 필사적으로 남자와 마주치지 않으려 하지만. “절대 그분의 눈을 쳐다보면 안 된다.” “…네.” “말을 걸어서도, 그분이 말을 거셔도 답해선 안 되고.” 빚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남자의 시중을 들게 되는데…. * * * 쾅쾅쾅쾅쾅. 철장이 흔들렸다. 레이나는 미친 듯 소리 질렀다. 그러자 그가 실성한 듯 웃기 시작했다. 뭐가 그리 재밌는 것일까. 자신은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인데. 쾅쾅쾅쾅쾅. 또다시 흔들리는 철장. 그는 원작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그가 큰 소리로 포효했다. 어쩌면 지금이 마지막 도망칠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레이나는 재빨리 뒤돌아 뛰었다. 숨이 가빠 혼절하기 직전까지. #본 작품은 잔인한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 전 참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