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씨의 그 얼굴만큼은 제 취향이십니다.” 사흠은 접부채를 살랑이며 흥미로운 눈으로 이 나라 유일의 공주인 단에게 말했다. 조롱조에 단은 당장이라도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내가 어찌하면 되겠는가?” 회귀 전, 자신을 죽게 만든 신명과의 혼사를 피하기 위해선 꼭 사흠이 필요했기에. “원하는 건 뭐든 하겠네.” 그 말에 접부채를 팔랑이던 사흠이 움찔, 움직임을 멈췄다. “하면, 고름부터 풀어 보시겠습니까?” 기다렸다는 듯 사흠의 가라앉은 눈동자가 번뜩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