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젯 아드리…!” 검에 맞은 나는 남은 힘을 짜내 남편, 아니 배신자의 이름을 이를 갈며 불렀다. 그는 마지막까지도 나를 성가시다는 듯 쳐다보며 뒤돌아섰다. 숨이 끊어지기 전 내가 빈 소원은 하나였다. ‘신님… 부디, 모든 걸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 *** ‘정말 돌아온 거야?’ 나의 간절한 청을 들어주신 건지 난 5년 전으로 회귀했다. 이번 생엔 나를 배신했던 황제를 무너뜨리고 모든 걸 바로 잡을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구도 믿지 않을 거다. “이번엔 다르게 살아줄게.” 결심하곤, 나를 지켜줄 호위 기사를 새로 데려왔는데… 뭔가가 이상하다. “성녀님, 어디 불편하신 데는 없으신가요?” “성녀님, 오늘도 아름다우십니다.” 갑자기 살갑게 대하며 칭찬을 퍼붓는다. 마치 전의 생에서 약혼 전 바르젯이 나에게 대한 것처럼…. 그뿐인가. 내가 복잡함에 혼잣말을 할 때면 그는 맞장구를 치며 “진짜 미치겠어.” “그 마음 어느 정도 알 것 같습니다.” 이러면서 마음에 공감하지 않나. “하… 개새끼.” “좀 많이 개새끼죠.” 마치 내가 복수하려는 상대를 꿰고 있는 듯 말하지를 않나. 기분이 나쁘면서도 묘하게 신경 쓰인다. …이 호위 기사 대체 무슨 속셈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