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약혼, 제가 하죠.” 가족의 욕심으로 원치 않던 약혼을 하게 된 은서. 도살장에 끌려가듯 입장했던 약혼식장에 뜻밖의 남자가 나타난다. 과거에 뜨겁게 사랑했던 남자이자 자신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던 남자. 백산 그룹의 장남 세준이. “세, 세준 씨는 이미 다른 분과 약혼했고…….” “넌 내 이복동생과 붙어먹으려 했고.” 도대체 왜 다시 돌아온 걸까. 은서는 애써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그는 벗어나려 하면 할수록 그녀를 더욱 거세게 죄여 온다. “난 완벽한 정략결혼이 필요해, 은서야. 애새끼 하나 낳아 주면 더 좋고.” “선배…….” “이 관계에 책임이 있는 건 너야. 내가 아니라.” 도망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어리석게도. 이미 그의 덫에 걸린 줄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