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 00분 00초, 나는 몰랐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마음이, 단 한 단어만으로도 끝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비록 그것이 새드엔딩일지라도. “좋아해..” 흐르는 정적, 한껏 굳어진 표정, 우리 사이의 차가운 온도. “..같은 남자나 좋아하는 역겨운 호모새끼..” 이 빌어먹을 세상은, 1년치 짝사랑이 끝난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따라 햇빛은 더럽게 따스했고, 강은우가 떠나 홀로 남겨진 도서관 안은 여름냄새로 가득했다. 그런데 불행중 다행인게 있다면, 이런 강은우한테 고마운 게 생겨버렸다는 사실이다. 강은우 덕분에 딱 한 가지를 깨닫게 되었으니까. 다시는 아무에게도 좋아한다고 말하지 말 것! 그렇게 ‘좋아해’는 나만의 금기어가 되어버렸다. “같은 남자한테 마음 갖는 거 이상하다는 거, 나도 알아. 누가 정말 그런 삶을 원하겠어. 나도 나 자신이 끔찍해. ..내 얘기 듣고 있어요? 듣고 있냐고. 안 듣고 있으면 지금부터 똑똑히 들어요. 이 빌어먹을 세상에서 날 구원해줘!“ 째깍.. 째깍.. 탁!! [12시 00분 00초, 1분의 저주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