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무더운 여름날, 드라마 촬영지에서 마주친 남자, 공하현. 보기 좋게 그을린 살갗에 너른 어깨를 지녔지만, 자그마한 키스 하나에 온통 얼굴을 붉히는 남자는 소이의 더없이 소중한 존재가 된다. 하지만 그녀는 불의의 사고로 그 남자를, 그 시절을 그리고 사랑했던 기억을 잃고 도망치고 말았다. 시간이 흐르고, 소이가 다시 앞으로 발걸음을 내디딘 어느 날. 그녀는 다시 하현을 만나게 되는데……. *** “키스해 줘.” “…….” “그게 우리 사랑의 기준이잖아.” 기억을 땋아 만든 듯한 옷자락을 타고 올라 하현의 목덜미에 팔을 둘렀다. 어둠에 물든 하현의 얼굴이 한층 더 매서워 보였다. 달뜬 호흡을 내쉬는 것마저도 맹수의 탐색전으로 느껴질 정도로. “소이야, 키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