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조건. 서효주한테는 까맣게 잊을 만큼 쉬운 거였나?” “알아요. 제 역할이 뭐였는지. 그래서 쥐 죽은 듯이 살았다고요. 선배가 원하는 대로 온갖 눈치는 다 보면서,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지냈어요. 자그마치 5년씩이나.” 그녀의 첫사랑은 실패였다. 사랑을 갈구했더니 혼인 계약서를 받았고, 시어머니 손에 아이를 유산 당했다. 이혼 후에는 두 번 다시 마주치는 일 따위 없을 줄 알았는데, 낡은 옥탑방으로 전남편이 찾아왔다. “재결합하자.” “……그럴 마음 없어요.” “제안 아니야. 협박이지.” 얼마나 더 아파야 이 사랑을 끝낼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당해야 이 남자의 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효주의 전남편이자 S그룹의 후계자 이명하는 또다시 그녀를 속박하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