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축복이었다. 그리고 저주였다. 각 가문마다 신이 내린 ‘꽃’이 있고, 그 꽃은 곧 권력이며, 존재의 의미다. 그러나,리아나 벨리아르는 아무런 꽃도, 아무런 능력도 갖지 못한 서자였다. 존재만으로도 모욕이라 불리던 그녀는 연회장 구석에서 무너져갔다. 그날 밤, 모든 것이 부서졌다. 눈을 가리고 살아가던 그녀 앞에, 하늘에서 여신이 내려왔다. “세상을 부수고 싶으냐?” 절망 끝의 그 대답은 하나의 기적으로 돌아왔고, 그녀의 가려진 눈 아래 보라빛 에델바이스가 피어났다. 세상을 뒤엎을 권한, 금기의 ‘창세의 꽃’을 꺾을 권리가 그녀에게 주어진 것이다. 지금, 리아나는 꽃의 전쟁에 뛰어든다. 피어나는 꽃은 아름답고, 그 꽃잎 아래 숨겨진 증오는 더욱 찬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