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최후가 고작 죽음이라니. 네게 참 잘 어울리는 결말이야.” 여주인공이 내게 말했다. 그 사랑스러운 얼굴로. 그럼에도 나는 그들의 모든 것을 사랑했다. 하지만. “어리석기 짝이 없군. 결국 저를 죽일 독약인 것도 모르고.” “구질구질하게 매달리지 말고, 곱게 죽는 게 어때?” 피조물이 내게 건넨 잔은, 독이 든 성배였고. 그들이 건넨 손길은 구원이 아닌 파멸이었음을. 나는 온갖 멸시와 오명 속에서 피조물들에게 버림받았다. 한때 사랑해 마지않은 존재들에게서. ‘정말 많이 아껴 줬는데….’ [히든 조건을 달성하였습니다.] [마지막 기회가 주어진다면 수락하시겠습니까?] ‘YES.’ 조물주로서 모든 소임을 다했다. 죽음을 바치고서야 깨달았다. 쓰레기는 갱생 불가라는 것을. 그러니, 사랑하는 나의 피조물들아. 이번 생은 부디 나를 위해 죽어주렴. #애증 #혐관 #후회 #복수 #시한부착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