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나만 진심이었지, 나만..' 내 이름은 실비아 아드니스, 난 요즘 매우 씁쓸하고 외롭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 편이 되어줄 것처럼 굴었던 친우들은 알고 보니 이루고 싶은 목적이 있어서 잠시 친한 척을 했던 거였고, '당신만큼은 믿었는데, 어떻게 당신이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나를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같이 있을 때마다 달콤한 애정의 말들을 아낌없이 해주던 약혼자는 사실,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서 그런 게 아니라... 나와 약혼해 옥타비안 제국에서 가장 평판이 좋은 가문인 우리 가문, 즉 아드니스 가문의 일원으로서 대접을 받고 싶은 마음에 나를 사랑하는 척, 나밖에 없는 척 연기를 한 것이다. '이제 다시는, 정말 다시는...' 다가오는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겠어,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으니까. 그랬는데... 잔잔한 내 마음에 커다란 돌을 던진 사람이 나타났다. "공녀, 나는 말이지...공녀와 같이 있을 때가 가장 좋아. 숨통이 트이는 것 같거든." "내가 그대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하면, 그대의 곁에서 그대가 상처받지 않게 지켜주고 싶다고 말한다면...믿어주겠나?" 그 상대는 제국의 1황자 이스턴 옥타비안.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더니...' 이제 진짜 아무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지 않으려고 했는데, 1황자 전하... 진심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휴...어쩔 수 없다.' 정말 나를 사랑하는 건지, 아닌지 확인을 해보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