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돈 받을 거야, 그러기로 했어. 고마워, 잘 쓸게. 밤마다 그를 괴롭히던 생생한 목소리. 돈 앞에 굴복한 첫사랑 따위에 무슨 심원한 미련 같은 게 남아있다고. 그래, 찾아야겠다. 너를. 찾아서 봐야겠다. 여전히 도도하고 예쁜지, 아니면. 말끔한 얼굴을 떠올리며 소망해본다. 부디 납작 엎드려 비는 것만은 말아주길. 그럼 너무 시시하잖아. 그리고 마침내 담담하게 빛나는 눈동자를 마주한 순간 “……이게 네 복수야?” “그렇다면 당해줄래?” 말간 눈동자가 손대면 툭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올랐다. 그런데 어쩌지, 별로 가엾지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