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돈 없어서 결혼하는 거야?”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 나랑 왜 잤어.” “취해서요.” 조막만 한 게 자존심을 벅벅 긁었다. 취해서 잤단다. 처음부터 날 먹고 버릴 심산이었단다. 기가 막혔다. 정말 이상한 애다. 너무 특이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자그마한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있는 걸까. “결혼하지 마.” “네?” “하지 말라고.” “안 돼요!” 하다하다 이제 소리까지 지른다. 감히. 나한테. “너 내가 우스워?” “아…아니에요.” “나 착해 보여?” “아니요.” “나한테 건방지게 구는 애 네가 처음이야.” 오만한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린 대가가 얼마나 무서운 건지. 그때까지만 해도 유아는 미처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