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적으로 특정 향기를 맡지 않으면 폭주해서 살육을 저지르는 미친개, 세드릭 공작의 조향사인 아리엘로 빙의했다. 문제는 조무래기 악역인 아리엘이 이 미친개를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온갖 집착과 악행을 저질러 왔다는 것이었다. “공작님, 우리 이만 헤어져요.” “뭐?” “어차피 제 억지로 시작된 계약 연애였잖아요?” 그래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남주에게 이별부터 고했는데, “……잠깐, 기다려.” “향수는 걱정하지 마세요. 또 미친개 될 일 없이 넉넉히 보내드릴 테니까요.” "미친…… 개?" 아, 실수. 나도 모르게 남주를 부르던 별명이 튀어나와 버렸네. 잘 떨쳤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이제야 오십니까?” 나는 아연한 눈으로 내 가게 앞을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가게까지 이어지는 계단 위를. 남주님, 왜 남의 가게 계단에 처량하게 앉아 있는 건가요? 미친개가 아니라 비 맞은 개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