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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군.” 4년 8개월 만이었다. 생살을 뜯어내듯 아프게 이별한 그와 다시 마주한 순간은. “왜 교수님이……. 여기 계신가요?” “지금 조교가 학과장한테 왜 여기 있냐고 묻는 건가?” 인화와 열매는 교수와 조교로 또 다시 운명처럼 엮이게 된다. “남자친구 뒤통수치고 다른 남자랑 바람 핀 여자치고는……. 잘 지낸 것 같네.” 목숨처럼 사랑한 여자에게 배신당했던 남자는 독기어린 말을 내뱉었고, “감정 남아 있는 거 아닙니다. 저 사랑하는 남자 있는 거 아시잖아요.” 여자는 이번에도 거짓말에 가시를 박아 그에게 던졌다. 분명 미워했고, 잊으려 그토록 애썼는데 마주한 그 순간부터 왜 자꾸 서로를 향해 마음이 기우는 걸까. “지금 마지막으로 경고하는 겁니다. 참는 건 여기까지라고.” “…….” “한번만 더 틈 보이면, 이제 나도 안 참을 테니까.” 인화는 잡고 있는 열매의 턱을 더 들어 올려 열매가 자신과 똑바로 눈을 맞추도록 했다. “그러니까 앞으로 조심해요. 이미 충분히 욕심나고 있으니까. 내가, 자존심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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