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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제 헤어지자.” “오빠는 헤어지자는 이야기를 무슨 국밥집에서 해? 그것도 점심시간에?” 난데없는 이별 통보를 받은 것도 서러운데, 하필이면 연락도 없이 사라진 그놈이 6년 만에 나타났다. 무려 6년 만에! “오랜만이네, 윤하라.” 빌어먹을 남자 사람 친구, 백재언. “나 이제 여기서 살 거야.” 쉐어하우스에 멋대로 들어와 동거인을 자처하질 않나. “어디서 개가 짖나 했더니.” “요즘은 사람도 짖나 봐.” 전남친 퇴치까지 해 주는데 쓸데없이 든든하기까지 하다. *** 다시 만난 백재언은 여전히 멋졌고, 눈이 부셨다. 초라한 지망생인 자신에 비해 반짝이는 그가, 그녀는 그리웠던 만큼 샘이 났다. “넌 나 안 보고 싶었어?” 그러나 6년 만에 들려온 굵직한 목소리에 그녀는 깨달았다. “궁금하다고 그랬지. 내가 왜, 멋대로 한국에 들어온 것도 모자라 네 집에서 머물렀는지.”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은 지금, 당장 선을 넘어도 좋다고. 그리고 백재언은 ‘남자사람친구’로만 남기엔 너무 부적절하다는 걸. 우정이란 이름으로 지켜왔던 서로의 틈에 낯선 감정이 비집고 들어온 순간. 우린 그걸 사랑이라 불렀다. <부적절한 남사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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